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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yanglog

처음으로 채용에 참여해보았다

미래의 나에게 도움될까 하여 기록하는 채용하며 생각한 것들

3 min read

채용을 하는건 10+년차 시니어가 되고나서야 할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, 내가 스타트업에 다닌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.(지금은 과거형이 되었지만..) 팀에 백엔드 개발자가 필요해서 TO를 1-2명 정도로 열어놓고 채용을 sub로 함께 해보는 특별한 경험을 잠깐 해보았다. 회사가 작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경험이고 앞으로의 커리어에서 언제 또 할지 모르겠다. 채용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이번 또는 예전에 구직활동을 하면서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들이 속속 떠올랐다. 그래서 정리해보는 채용하는 입장에서의 이력서-과제-면접.

(나~~중에 내가 다시 구직자가되거나 면접관이 되거나 했을때는 기억나지 않을거같아서 기록하는 주관적인 생각들이며, 사실 5년차 나부랭이가 이런 글을 공개적으로 써도되는지 모르겠다…)

이력서

안타깝다고 생각한 이력서들

  • 중요하고 좋은 경험들이 1-2페이지 이후에 적혀있는 이력서
    • 채용담당자가 너무 바쁘면 거기까지 읽지 않을 수도 있다…(근데 나는 다 읽긴 했음. 진짜 좋은 사람인데 발견 못할까봐?) 예전에 자소서 컨설턴트가 했던 말 그대로 나도 이력서를 초반에 흥미로우면 계속 집중해서 읽고, 아니면 스키밍을 하게 되었다. 반대로 너무 보고싶지 않은 학력, 개발과 무관한 경험들이 앞에 적혀있으면 답답했다.
  • 두루뭉술하게 적혀있는 경험
    • ‘xx팀 쿠폰 도메인 유지보수’ 와 같은 추상적인 말로 경험을 표현할 때 가장 아쉬웠다. 유지보수를 무엇을 어떻게 고쳐본 사람인지 알 수가 없었다. 도메인상으로 봤을 때 우리 팀이 하는 일이랑 비슷한 일을 해봤더라도,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.
    • 예전에는 괜히 이력서 크기를 줄이려고(그 당시에는 한두장 안에 다 담겨야 한다고 생각했음), 또는 면접 때 어차피 자세히 물어보던데?? 하면서 초간단 요약을 해놓기도 했었는데 요약도 요약 나름이다.
    • 조금 더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서 최대한 성과 위주로 명료하게 경험을 표현하는게 좋을 것 같다. - 다만 너무 텍스트가 많으면 읽는 사람에게 부담이고, 강조하고 싶은게 강조될만큼은 추상화를 하는게 좋을듯하다.
  • 눈에 거슬리는(?) 이력서
    • ex. 포맷이 와장창 깨진채로 제출, 보고싶지 않은🥲 사진(뭔가를 먹고있는 사진 등 암만 생각해도 프로필용은 아닌), 개발과 무관한 경력이 너무 길게 써져있는 이력서
    • 예전에 이력서에 사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사진을 신경쓴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력서에 첨부된 사진들을 보며 대부분 했던 생각은 ‘사진을 붙여놓으셨네’ 정도였던거같다.

감탄했던 이력서들

  • 프로젝트 마다 적극적인 개선 경험이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던 좋은 성과들이 줄줄이 적혀있는 이력서
  • 실제 웹상에서 운영중인/운영되게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고 링크로 들어가서 확인해볼 수 있었던 이력서
  • 채용 플랫폼 통해서 여러 회사에 뿌리는 이력서가 아니라는 확신을 주는 이력서 - 간략하게라도 우리 회사를 지원하는 이유가 적혀있는 이력서

예전과 조금 바뀐 생각들

  • 과거의 나는 서류 탈락을 하면 그건 100% 내가 이력서를 잘못써서 + 뭔가 부족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. 그럴수도 있다. 근데 100%는 아닌거같다. 지원한 회사의 상황이 어떤지 지원자는 모른다. 내가 채용을 할 때 우리 회사는 자원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아얘 실무 경험이 없거나 없다시피한 사람을 risk taking하며 채용하고 온보딩 시켜줄 수 없었다. (우리가 규모가 좀더 크고 TO가 많았다면 과제로 넘어갔을 사람들이 꽤 있었다.) 진짜 너무 괜찮은 이력서임에도 눈물을 머금고 탈락에 한표를 던졌다. 비슷한 이유로 쌓아온 경험의 결이 안맞을 때도 서류통과는 어려웠다. TO에 비해 지원자가 생각보다 많아서 처음 생각했던 수준보다 기준치가 높아지기도 했다.
    • ⇒ 결론: 서류탈락에 너무 마음쓰지 말자. 광탈이라며 눈물줄줄 흘리지 않아도됨…

과제

  • ‘이사람이 평소에 어떻게 일하는가’ 가 과제를 통해 많이 드러나는 것 같다.
  • 요구사항 이상으로 너무 잘하려고 했던걸수도 있는데 요구사항에 비해 과한 기술을 써서 복잡도만 높여놓고, 어떤 배경으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불분명한 사람은 좋지 않아보였다. 그냥 그 기술을 써보고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고..
  • 과제 제출할 때 readme에 ERD, 기술스택 등 기본적인 것들을 잘 써두는것도 좋은데, 과제를 하면서 어떤 고민을 했고 신경쓴 포인트가 뭐였는지 요약해두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. - 어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? 그런데 이런 분을 잘 보지 못하긴 했다.

면접

  • 자기소개를 엄청 잘할 필요는 없는데 최소한 긴장해서 할말을 못하지 않으면 좋겠다.
    • 나도 이렇게 망한적 있는데 자기소개를 너무 열심히 준비했고 괜히 면접관들에게 압도되어서 그랬다. 근데 그렇게 긴장하는거부터가 다 망치는거같다. 면접관 입장에서는 긴장을 최대한 풀어주면서 그의 진가를 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 이상으로는 해줄수 있는게 없다.
  • ‘뛰어난 개발자인가’ < ‘우리 팀에 왔을 때 잘할 수 있는가’를 본다.
    • 구직을 할때는 ‘뛰어난 사람’ 이란 걸 어필하는데만 너무 시간을 쏟았던것 같기도 하다. 근데 채용을 할 때는 계속 ‘우리 팀에 왔을 때 저사람 괜찮을까,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소통할까, 개발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’ 등등을 생각하고 판단이 안서면 더 질문하게 되었다.
  • 기본적인걸 물어보면 설명을 어떻게 하느냐를 보며 그 사람의 깊이가 어느정도 보이는거같다. 그래서 경력자라도 기본적인걸 묻기도 하게 되는거같기도 하다…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ㅠㅠ
  • 문제 해결 경험을 구체적으로 이야기
    • 면접관과 문제와 해결에 대한 context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. 당시의 상황, 이 일을 왜 해야했는가, 기술은 왜 선택했는가, 결과, 결과가 안좋았다면 배운점들. 그 과정에서 이해가 안가면 추가적으로 질문도 하게 된다. 일단 면접관을 이해시키는데 성공하고, 그다음에 discuss할 수 있어야한다.

다음에 채용담당이 된다면

  • 이번에 배운것1: 채용은 회사와 팀을 브랜딩하는 자리이기도 하다.
  • 이번에 배운것2: 채용하는 이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를 명확히 해야한다.
  • 좋은 질문에 대해, 면접을 한다는 것에 대해 좀더 많은 연구를 하고 면접에 들어가면 좋겠다.
    • 질문 하나하나 좀더 의도를 담고, 상대가 어떻게 이 질문을 받아들일지를 생각하기
    • 준비한 질문을 했음에도 역량에 대해 명쾌하지 않을 때 추가로 할 수 있는 질문들 등 여러 상황 플로우를 고려하기